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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의 기록

[대구 전통찻집] 다천산방에서 고즈넉한 시간을...

어느 순간부터 거리거리마다 카페가 참 많이도 생겼어요.

대형 브랜드 커피전문점부터 아기자기한 동네 카페들...

커피가 당길 때면 어디든 한 블록 정도만

걸으면 손쉽게 손에 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갈 수 있습니다.

 

하지만 전통찻집을 만나 보려면 그 보다는 좀 더 어렵지요.

 

차(茶)라는 게 커피보다 좀 덜 친숙해서일까요?

 

하지만 차를 잘 몰라도, 언제든 마음의 여유가 허락한다면

들를 수 있는 전통찻집 한 군데쯤 알고 있는 것도

생활 속 특별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합니다.

 

오늘은 제가 알고 있는 전통찻집 한 군데 소개하려 합니다.

대구에 있는, 꽤나 역사 깊은 곳... '다천산방'입니다.

 


다천산방에 가다.

 

 

다천산방 간판
다천산방의 대문

 

다천산방은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.

1994년부터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간판에서부터

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볼 수 있습니다.

 

메인 간판과 달리 담벼락에 걸린 간판은 비교적 최근에 개보수를 한 듯 보입니다.

 

만촌네거리와 만촌초등학교 사이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데,

눈을 사로잡을 만한 화려한 간판도 아니거니와

주택 건물을 개조한 듯한 외관 때문에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

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랍니다(최근에는 인스타를 통해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).

 

제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긴 한데

걸어오기엔 또 너무 멀어서 차로 와야 합니다.

 

간혹 머리 식히고 싶을 때 오는데요,

사무실 사람들한테 전통찻집 가자고 하면 처음엔 좀 꺼리는데

막상 와 보면 다들 좋아하더라고요ㅎㅎ

 

다천산방 정문
출입구가 두 군데. 한 쪽이 나무에 가려 안보이지만 문이 또 있습니다:)

 

외관의 모습입니다. 출입구가 두 군데 있어요.

도로에서 좁은 계단을 통해 찻집으로 올라가면 작은 정원이 있습니다.

 

 

찻집 안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. 햇살이 너무 좋은 날이었네요.

 

 

정원에는 밖에서도 차를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습니다.

하지만 요즘 꽃가루가 너무 날려서 밖에서는...;;;

 

 

편안하게 차를 마시기에 딱 좋은 실내입니다.

 

 

다천산방의 메뉴들입니다.

한지에 무심하게 써 놓은 소박한 캘리그래피.

전통차와 대용차를 갖추고 있고 대용차는 차갑게도 주문 가능합니다.

 

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여기서 차와 함께 시간을

보내고 나면 결코 아깝지 않은 가격.

 

오미자차와 말차 팥빙수. 얼음의 솔잎 장식이 포인트.

 

저는 차가운 오미자차를, 일행 중 한 분은 말차 팥빙수를 주문했습니다.

오미자차는 당도를 조절해 달라고 하면 맞춰 주십니다.

기본으로 나오는 게 저한테는 많이 달더라고요.

 

말차 팥빙수는 우유 얼음은 아니지만 듬뿍 올려진 팥과

말차와 어울려 아주 맛있습니다.

 

 

그리고 다른 분은 여기 별미 중의 하나, 말차 아이스크림!

달콤한 아이스크림과 말차가 꽤나 잘 어울립니다.

기본으로 나오는 현미떡과 함께 한 컷(계속 집어먹게 된다는...ㅎㅎ).

현미떡은 더 달라고 하면 주십니다.

 

각각의 용도에 따라 다기(茶器)들이 나옵니다.

 

마지막 오늘의 주메뉴(?) 보이차. 이 날 셋이서 참 많이도 시켰네요...;;;

 

우려내야 하는 차를 주문하면 사장님께서 우리는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.

이후에는 직접 우려 가면서 마시면 됩니다.

한 명이 도맡아 해야 돼요ㅋㅋ

 

찻잎이 들어있는 다기(茶器)

 

특히 보이차는 식지 않게 뜨겁게 마시는 거라고 하셔서

옆에서 우려내는 분이 아주 분주하게 움직였답니다:)

 

보이차 1인분이었지만 기본 제공되는 물의 양이 아주 많기 때문에

셋이서 오랫동안 마실 수 있었습니다.

 


사실 저도 평소에는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각지의 맛있다는

카페는 일부러 찾아다니곤 하는데요...

 

카페가 해변을 거니는 느낌이라면 찻집은 해변 한가운데서

반짝거리는 조약돌을 발견한 느낌?

좋은 찻집 한 군데 새로 알게 되면 되게 좋더라고요ㅎㅎ

 

흔한 카페 말고 조금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껴 보고 싶을 때,

찻잎에 물을 붓고 우려내고 찻잔에 따르면서 머리를 좀 비우고 싶을 때,

특별한 사람과 특별한 시간을 함께하고 싶을 때,

 

...

 

그리고 굳이 그런 이유 아니더라도 항상 찾을 수 있는 곳.

다천산방에 한 번 방문해 보세요.

 

아! 월요일은 쉰다고 하십니다.: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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